
2025년 들어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를 위해 전례 없는 규모의 자본을 투입하며 금융 시장에 불안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Meta, Microsoft, Amazon, Google이 2025년 3분기에만 112억 달러를 지출했다는 사실은 기술 혁신을 넘어선 '자본의 군비경쟁'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AI 서비스가 이 막대한 비용을 상쇄할 만큼의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이는 과거 닷컴 버블이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거대한 버블로 번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인공지능 투자 경쟁, 기술 혁신인가 재정 폭탄인가
인공지능(AI)은 분명히 21세기 기술 발전의 중심에 있습니다. 문제는 그 속도와 규모입니다. Meta, Microsoft, Amazon, Google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매 분기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 증설, GPU 확보, 전력 인프라 강화 등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을 위한 물적 기반 확보가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025년 3분기, 이들 네 기업의 설비투자(CAPEX)는 112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2분기보다 18% 증가했고, 1년 전보다는 76% 급증한 수치입니다. 2024년 1분기 대비로는 2배, 2023년 2분기 대비로는 3배에 달합니다. Platformonomics는 "우리는 12자리 숫자를 돌파했다"며 이 수치의 역사성을 강조했습니다.
개별 기업을 보면, Amazon의 3분기 자본 지출은 360억 7,0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7%, 전년 대비 83% 증가했습니다. 이 중 AWS(아마존 웹 서비스) 자본 지출은 283억 달러로, 전체의 78.5%를 차지합니다. 이는 2분기 50% 미만에서 급격히 증가한 수치입니다. Amazon은 2025년 전체 자본 지출을 1,250억 달러로 예상하며, 2026년에는 이보다 더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Google의 3분기 자본 지출은 239억 5,0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7%, 전년 대비 83% 증가했습니다. Google은 2025년 전체 자본 지출 예상을 850억 달러에서 910억~930억 달러로 상향 조정했으며, 2026년에는 "상당한 증가"를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Meta의 3분기 자본 지출은 193억 7,000만 달러로, 1년 전 92억 달러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Meta는 2025년 전체 자본 지출 가이던스를 700억~720억 달러로 좁혔으며, 2026년에도 "유사하게 상당한 증가"를 예상합니다.
Microsoft는 회계연도 차이로 인해 2025 회계연도(2024년 7월~2025년 6월)에 645억 5,000만 달러를 지출했으며, 이는 45% 증가한 수치입니다. 2026 회계연도에는 최소 94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리스를 포함하면 훨씬 높아집니다.
네 기업의 2025 회계연도 자본 지출 전망을 합하면 약 3,8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이전 예상치인 3,250억 달러에서 상향 조정된 수치입니다. 2024년 2,280억 달러, 2023년 1,440억 달러에서 가파르게 증가한 것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기술 기업 간의 군비경쟁으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이 회사채와 사모금융을 통해 조달된다는 점입니다. 메타는 2025년 초 단일 기업 기준 사상 최대 규모인 300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했으며, 1,250억 달러의 주문이 몰렸습니다. 2025년 빅테크 기업들의 채권 발행액은 1,410억 달러로 지난해 전체 발행액을 이미 넘어섰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 열풍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결국 부채 부담은 기업의 목을 조를 수 있습니다.
수익성 논란, AI 투자는 정당화되는가
AI 투자의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Amazon과 Google, Microsoft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AI 투자를 직접 수익화할 수 있는 경로가 있습니다. 실제로 Google은 Azure OpenAI 사용량이 지난 6개월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Microsoft는 AI 사업이 2분기에 연간 매출 100억 달러를 돌파할 궤도에 있으며 이는 회사 역사상 이 이정표에 가장 빠르게 도달한 사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Google은 AI 개요(AI Overviews)의 수익화가 비AI 응답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Meta의 경우는 다릅니다. Meta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없어 AI 투자와 연결된 명확한 수익 스토리가 부족합니다. Meta는 AI의 이점이 광고 타겟팅 개선을 통한 디지털 광고 사업의 성과 향상에서 나온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간접적인 효과입니다. Mark Zuckerberg는 "우리는 슈퍼인텔리전스가 우리가 하는 모든 것의 모든 측면을 개선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이 모든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Oppenheimer 애널리스트들은 Meta 주식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하며 "슈퍼인텔리전스에서 알 수 없는 수익 기회"를 이유로 들었습니다.
Meta 주가는 2025년 10월 31일 실적 발표 후 11% 급락했으며, 이는 3년 만에 가장 큰 하루 낙폭이었습니다. 실적 자체는 전반적으로 예상을 상회했지만, 시장은 "공격적인 매출 성장이 높은 지출로 상쇄된다"는 점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Visible Alpha의 애널리스트들은 리스를 포함한 총 자본 지출이 올해 1,4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며, 이는 전년 대비 58% 증가하고 2024 회계연도의 3배라고 지적하며 "긍정적으로는 강한 수요를 반영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여 우려된다"고 썼습니다.
기업들은 여전히 프리 캐시플로우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12개월 동안 네 기업의 합산 프리 캐시플로우는 2,090억 달러에 달했으며, Google과 Microsoft의 프리 캐시플로우는 폭발적인 자본 지출에도 불구하고 소폭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자금 조달 방식이 투자자에게 위험의 실체를 가리기 때문에, 위기 징후를 제때 포착하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버블 우려와 시장의 경고 신호
영국 중앙은행(BoE)의 앤드류 베일리 총재는 최근 "AI로 인한 거품이 생길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중앙은행이 기술주 투자에 대해 직접 경고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베일리 총재는 "AI 관련 주식의 평가가 과도하게 확장되어 있으며, 기대가 꺾일 경우 시장은 급격한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Deutsche Bank의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10월 중순 고객 노트에서 "보수적인 자본 지출 코멘트는 더 넓은 시장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받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이는 AI 생태계 전반이 빅테크의 지출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빅테크 기업의 지출 축소는 AI 생태계 전반의 낙관론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수익성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우려 사항입니다. 기업들은 소득 명세서에서 AI 수익을 명시적으로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AI 기술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있는지, 투자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직접 벌고 있는지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Amazon CFO Brian Olsavsky는 "우리는 계속해서 칩, 데이터센터, 전력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자하여 생성 AI에서 우리가 가진 이 비정상적으로 큰 기회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장기적으로 투자 자본에 대한 강력한 수익 가능성"을 믿는다는 표현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Meta와 Blue Owl Capital 간의 약 270억 달러 규모 사모금융 계약(루이지애나 Hyperion 데이터센터), 그리고 PIMCO와의 추가 협약은 과거 서브프라임 시절의 복잡한 파생상품 구조를 연상시킵니다. 전력도 병목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Olsavsky는 "오늘날 전반적으로 업계에서 병목은 아마도 전력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icrosoft CFO Amy Hood는 1월에 "6월까지 더 나은 공급-수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12월까지 더 나은 상황이 되기를 바란다"며 인프라 부족 문제를 인정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 기술의 잠재력'이 아니라, 그것이 얼마나 현실적인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가입니다. 기술은 진보하더라도, 시장은 항상 신용의 한계에서 무너져왔습니다. 지금의 AI 투자 급증은 과거 닷컴 버블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교훈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합니다.
AI 인프라 투자는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속도와 규모는 기술 혁신보다 '자본 경쟁'에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경고하는 이유는 시장 과열 때문만이 아니라, 부채 구조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기술의 진보를 신중하게 관리해야 할 시점입니다. "AI로 인한 버블은 없다"고 확신하기보다, "AI 버블이 생기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네 기업의 막대한 프리 캐시플로우가 당분간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수익화 경로가 명확하지 않은 투자가 계속 확대된다면 결국 시장은 조정을 요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