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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 속 버핏의 선택 (채권 발행, 일본시장, 미래전략)

by 세미워커 2025.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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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 속 버핏의 선택 (채권 발행, 일본시장, 미래전략)

 

2025년, 세계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이 다시 한 번 엔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습니다. 이는 자금 조달을 넘어 일본 시장에 대한 강력한 신뢰 신호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최근 엔화 약세와 일본 종합상사의 주가 흐름, 글로벌 금리 정책 변화 속에서 이번 결정은 국제 금융시장의 흐름을 읽는 중요한 힌트가 되고 있습니다.

2025년 엔화 약세와 채권 발행의 의미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2025년 4월, 900억 엔(약 6억 2,700만 달러) 규모의 엔화 표시 채권을 발행했습니다. 3년에서 30년 만기까지 6개 트랜치로 구성된 이번 발행은 2019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였지만, 시장에서는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일본 기업들이 채권 발행을 연기하는 가운데, 버크셔는 발행을 강행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버핏이 일본 경제와 엔화의 향후 가치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일반적으로 해외 기업이 특정 통화로 채권을 발행할 때는 해당 국가의 금리 환경과 통화 가치, 투자자들의 신뢰 수준을 반영합니다. 일본의 초저금리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금융 시스템은 글로벌 대기업에게 매력적인 자금 조달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버크셔는 2019년 첫 엔화 채권 발행 이후 매년 엔화 채권을 발행해왔으며, 2019년부터 현재까지 약 2조 엔(약 130억 달러)의 엔화 채권을 발행해 해외 기업 중 최대 규모의 엔화 채권 발행자가 되었습니다. 2024년 10월에는 19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11월 6일, 버크셔는 다시 한 번 엔화 채권 발행을 위해 BofA Securities와 Mizuho Securities를 주간사로 선정했습니다. 이는 2025년 들어 두 번째 엔화 채권 발행이 될 전망입니다.

엔화 약세 국면에서 채권을 발행한다는 것은, 향후 엔화가 강세로 전환될 때 기업의 이자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전략적인 접근입니다. 이러한 판단은 버핏 특유의 '가치가 저평가된 시장에 장기 투자'라는 철학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일본시장에서의 버핏 전략

버핏의 일본 시장 진출은 '가치 재평가 과정에 참여하는 장기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버핏은 2019년부터 이토추상사,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마루베니, 스미토모 등 5대 종합상사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고, 2020년 8월에 이를 공개했습니다. 일본 종합상사들은 안정적인 현금흐름, 다양한 산업 포트폴리오, 그리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동안 시장에서 저평가되어 왔습니다.

버크셔는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려 현재 각 회사의 지분을 약 10% 가까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버핏은 2024년 2월 주주서한에서 "버크셔는 1조 3,000억 엔의 채권 발행 수익금으로 일본 투자의 대부분을 조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5개 회사와 각 지분 10% 미만 유지에 합의했으나, 최근 이 한도를 "적당히" 완화하는 데 동의하면서 추가 투자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2020년 8월 투자 공개 이후 5대 종합상사 주가는 3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버크셔가 일본 채권 시장에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일본 증시와 엔화 자산의 신뢰도 역시 상승했습니다. 실제로 11월 6일 버크셔의 채권 발행 계획 소식이 전해지자 도쿄 증시에서 스미토모는 3.8%, 미쓰이와 이토추는 각각 3% 상승하며 토픽스를 앞질렀습니다.

T&D 자산운용의 나미오카 히로시 수석 전략가는 "버크셔가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엔화 채권을 발행한다는 것은 일본에서 투자 기회를 보고 있다는 신호"라며 "종합상사에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미래전략과 글로벌 의미

워렌 버핏의 이번 결정은 일본에 국한된 뉴스가 아니라, 글로벌 자본의 새로운 흐름을 보여줍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완화되고, 달러 강세가 점차 둔화되는 시점에서 버핏은 '엔화 자산의 재부상'을 예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은 여전히 제조업, 기술,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 시장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엔화 약세는 일본 수출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버핏의 전략은 숫자로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5대 종합상사는 높은 배당수익률(약 3%)을 제공하는데, 이는 버크셀가 발행한 채권의 이자율보다 높습니다. 게다가 엔화가 달러 대비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어, 엔화 채권 발행은 자연스러운 헤지 역할을 합니다. 배당금은 달러로 받고 채권 이자는 약세인 엔화로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일본 증시는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매력적입니다. 일본 주식은 주가수익비율(PER) 13.6배에 거래되는 반면, 미국 주식은 25.3배에 달합니다. 버핏은 이러한 구조적 강점을 읽고, 일본 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의 연계성을 장기적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을 취한 것입니다.

엔화 표시 채권 발행을 통해 얻은 자금을 바탕으로 일본 종합상사뿐만 아니라 인프라, 에너지, 물류 분야 등으로 투자를 확대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궁극적으로 이번 행보는 버핏이 미국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글로벌 분산 투자와 통화 다변화'를 실행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앞으로 국제 금융 시장에서 달러 일극 체제의 약화를 암시하는 흐름과도 맞물립니다.

2025년 글로벌 채권 발행액은 약 6조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업들이 낮은 금리를 활용해 AI 프로젝트에서 인수합병까지 다양한 활동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버크셔의 엔화 채권 발행도 이러한 글로벌 트렌드의 일부입니다.

워렌 버핏의 엔화 표시 채권 발행은 단순한 금융 이벤트가 아니라, 향후 글로벌 시장이 이동하는 방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그는 여전히 '가치가 저평가된 시장을 찾아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 철학을 고수하고 있으며, 일본 시장은 그 중심에 서 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이번 뉴스는 단기적인 환율 변화보다 '근본적인 시장 구조의 변화'를 바라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버핏의 다음 행보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준점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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