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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conductor Insight

반도체 패키징 기술 (3D 적층, 유리기판, HBM 본딩)

by 세미워커 2026.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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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반도체 클린룸에서 3D 적층 칩과 유리기판을 정밀 점검하고 있는 엔지니어의 모습. 미래 지향적인 청색과 은색 조명 아래 반도체 패키징 기술의 정교함을 보여주는 하이테크 산업 이미지

 

회사 복도에서 엔지니어 한 분이 "이제 패키징이 진짜 반도체 핵심이네요"라고 말하는 걸 듣고 참 많이 달라졌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제가 이 업계에 들어온 11년 전만 해도 패키징은 칩 만들고 나서 포장하는 후공정 정도로 치부됐거든요. 그런데 HBM과 AI 반도체가 대세가 되면서, 이제는 패키징 기술이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지금부터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첨단 패키징 기술의 흐름을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수직으로 쌓는 3D 적층, 그리고 공간의 혁명

3D 적층 기술은 말 그대로 칩을 층층이 쌓아 올리는 방식입니다. 같은 면적에 더 많은 칩을 배치할 수 있고, 칩 간 거리가 짧아지니까 데이터 전송 속도도 확 빨라집니다. 스마트폰처럼 공간이 빡빡한 기기에서는 이 기술이 정말 효과적이죠.

솔직히 이 방식의 가장 큰 난제는 열 관리입니다. 칩을 위로 쌓다 보면 열이 한 곳에 집중되기 쉬운데, 제가 운영 쪽 일을 하면서 봤을 때 이 열 문제 때문에 공정 조건을 조금만 틀어도 수율이 요동치더라고요. AI 연산 칩처럼 발열이 심한 제품일수록 냉각 설계가 성패를 가릅니다.

유리기판, 꿈의 소재인가 양산의 악몽인가

유리기판은 요즘 AI 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입니다. 기존 실리콘이나 FR 기판 대신 유리를 쓰면 전력 효율이 높아지고, 미세 회로 구현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열 전도성도 좋아서 발열 관리에도 유리하죠. 문제는 유리가 본질적으로 깨지기 쉽다는 겁니다.

제가 기획 업무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바로 이 취성 문제입니다. TGB 공정에서 유리에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는데, 조금만 충격이 가해지거나 공정 중 응력이 생기면 미세 균열이 발생합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드릴링이나 레이저 가공할 때 열 변형과 진동을 못 잡아서 기판이 조각나는 일이 빈번하고, 이게 곧바로 수율 저하로 이어집니다.

게다가 기존 FC-BGA 공정 설비를 그대로 쓸 수 없어서 신규 투자비가 막대합니다.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원가 경쟁력이 없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거든요. 개인적으로 유리기판은 기술적으로는 화려하지만, 공정 안정성과 수율 확보라는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면 실험실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HBM 본딩 기술, 누가 시장을 잡을 것인가

HBM은 고성능 메모리를 여러 층 쌓아서 GPU나 AI 칩과 연결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칩과 칩을 어떻게 붙이느냐, 즉 본딩 기술입니다. SK하이닉스는 MR-MUF 방식으로 칩 사이에 언더필 재료를 넣어 연결하고, 삼성전자는 MR-NCF 방식으로 비전도성 필름을 끼워 넣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짜 게임 체인저는 하이브리드 본딩입니다. 금속 패드와 절연층을 직접 맞대어 붙이는 방식인데, 저항이 낮아지고 집적도가 확 올라갑니다. 다만 이 기술은 아직 양산 단계까지 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제가 인력 운영을 하면서 느끼는 건, 이런 첨단 본딩 기술을 다룰 수 있는 숙련된 엔지니어가 정말 부족하다는 겁니다. 워낙 니치한 분야였다 보니 전문가 풀 자체가 얇거든요.

2.5D 패키징 쪽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인터포저라는 중간 기판을 써서 GPU와 HBM 같은 서로 다른 칩을 하나로 연결하는 방식인데, TSMC의 CoWoS 기술이 대표적입니다. 엔비디아 블랙웰 같은 최신 AI 칩들이 이 기술을 쓰고 있죠. 여기에 팬아웃 웨이퍼 레벨 패키징까지 더해지면서, 칩 외부 영역까지 연결 공간을 확장해 I/O 단자를 늘리고 패키지 두께를 얇게 만드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지금 반도체 업계는 미세공정의 한계를 패키징으로 돌파하려는 흐름이 뚜렷합니다.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모두 천문학적 투자를 쏟아붓고 있고요. 11년 차 직장인으로서, 소외받던 후공정이 산업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이 역동적인 변화가 참 흥미롭습니다. 다만 기술이 아무리 앞서가도 결국 양산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게 현장의 냉정한 현실입니다. 앞으로는 나노 기술과의 결합, 양자 컴퓨팅 같은 새로운 환경에 맞춘 특화 솔루션이 나올 텐데, 그때도 결국 승부를 가르는 건 '사람'일 것 같습니다.


참고: https://youtu.be/dCYHIXRqlhg?si=Z-DT3wYLKyLufv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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