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브베(Vevey)로 떠나기 전날 밤 저는 꽤 오랫동안 에어비앤비 예약 버튼 위에서 손가락을 멈췄습니다. 모르는 집, 모르는 주인, 예상 못 한 변수들—SNS에서 "에어비앤비는 여행의 품격을 올려준다"는 말을 수십 번 읽었지만, 막상 예약창 앞에 서면 그냥 호텔로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 먼저 올라왔습니다.
그 망설임을 밀어내고 예약 버튼을 눌렀을 때, 저는 아직 제가 어떤 선택을 한 건지 몰랐습니다.
기대했던 '그림 같은 호수뷰'와 실제로 맞닥뜨린 것들
SNS에서 보던 브베는 언제나 레만호를 배경으로 한 호수뷰 테라스, 잘 차려진 조식 테이블, 깔끔하게 정돈된 객실이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그걸 바랐던 게 솔직한 사실입니다. 호텔 인피니티 풀에서 레만호를 내려다보는 사진을 찍겠다는 계획도 어렴풋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들어선 에어비앤비는 그런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현지인 집주인이 직접 고른 듯한 나무 액자 몇 개, 약간 삐걱거리는 주방 의자, 그리고 창밖으로 레만호가 보이기는 하되 나무 가지 사이로 간신히—그런 집이었습니다. 사진과는 달랐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짐을 풀고 부엌 서랍을 하나씩 열어보면서 그 어색함이 슬그머니 사라졌습니다. 채소 껍질 깎는 칼이 어디 있는지, 수건은 몇 장인지 직접 파악하는 그 행위가, 저를 객실 번호 속 투숙객이 아니라 이 집에 며칠 사는 사람으로 바꿔놓고 있었습니다.
마트 장보기, 빨래, 그리고 레만호 수영
호텔에 묵었더라면 분명 하지 않았을 일들이 있습니다. 체크인 다음 날 아침, 저는 조식 레스토랑 대신 동네 마트로 향했습니다. 로컬 치즈와 빵, 거기다 스위스 버터까지 사서 주방에서 직접 아침을 차렸는데—그게 여행 전체를 통틀어 가장 비쌌던 호텔 조식보다 훨씬 기억에 남았습니다. 손에 남은 치즈 냄새, 창밖으로 들어오던 아침 빛까지 포함해서요.
오후엔 체크아웃 시간도, 청소 요청 눈치도 볼 필요 없이 편한 옷 그대로 집 앞 호숫가로 걸어 나갔습니다. 레만호에 그냥 뛰어들었습니다. 인피니티 풀 난간 앞에서 완벽한 각도를 잡아 찍던 사진 속 장면이 아니라, 수온을 가늠하며 발끝부터 천천히 들어가는 그 순간이었습니다. 수영을 마치고 돌아와 젖은 수영복을 세탁기에 넣고 빨래를 돌리며 느꼈던 그 생활감—이게 제가 오랫동안 여행에서 찾고 싶었던 감각이었습니다.
이 경험을 돌아보면, 에어비앤비에서 제가 실제로 한 일들은 이런 것들이었습니다.
- 마트에서 로컬 식재료를 골라 직접 요리하기
- 정해진 시간 없이 느긋하게 레만호로 수영하러 나가기
- 젖은 옷 세탁기에 돌리며 동네 소리 듣기
- 집주인이 붙여놓은 동네 카페 추천 메모 보고 그냥 걸어가기
이 중 어느 하나도 호텔 일정표에는 없을 항목들입니다.
그래서, 호텔은 나쁜 선택인가
아닙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이 비교를 너무 한쪽으로만 끌고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호텔은 호텔이 주는 것을 정확히 줍니다. 여행이 지쳐 있을 때, 혼자가 아닌 가족과 함께일 때, 혹은 단 이틀밖에 없는 일정일 때—저도 호텔 침대의 압도적인 편안함과 프런트에서 받는 그 대접받는 감각이 절실했던 적이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에어비앤비는 '저렴한 대안'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직접 써보니 그건 절반의 사실입니다. 에어비앤비가 주는 건 할인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경험이었습니다. 낯선 도시의 공기를 주방 창문으로 맡아보는 것, 문을 열고 나서는 순간 마주치는 이웃과의 가벼운 눈인사—이런 것들은 가격표가 없습니다.
결국 선택은 내가 이번 여행에서 무엇이 결핍되어 있는가를 먼저 묻는 데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편안한 쉼이 필요하다면 호텔이, 낯선 도시에서 그냥 한번 살아보고 싶다면 에어비앤비가 더 가까운 답일 것입니다.
브베에서 저는 후자가 더 간절했고, 그래서 그 선택이 지금도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다시 브베에 간다면, 저는 아마 또 그 집 주방 서랍부터 열어볼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에어비앤비와 호텔, 가격 차이가 큰가요?
A. 지역과 시즌에 따라 다르지만, 유럽 소도시 기준으로는 에어비앤비가 호텔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단, 청소비와 서비스 수수료를 포함한 총액으로 비교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 에어비앤비 첫 이용이라면 어떤 점이 불안한가요?
A. 집주인과의 소통, 체크인 방식, 청결 수준이 주로 걱정되는 부분입니다. 후기가 20개 이상이고 응답률이 높은 숙소를 고르면 처음에도 실패 확률이 낮습니다.
Q. 스위스 브베는 여행하기 복잡한 곳인가요?
A. 제네바나 취리히에서 기차로 접근 가능하고, 동네 자체가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크기라 오히려 단순합니다. 영어도 어렵지 않게 통합니다.
Q. 가족 여행에도 에어비앤비가 적합한가요?
A. 주방이 있어 아이 식사를 챙기기 좋고, 공간이 넓은 경우가 많아 가족 여행에 실용적입니다. 다만 엘리베이터 유무, 층수 등 사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에어비앤비를 쓸 때 꼭 챙겨야 할 것이 있나요?
A. 체크인 방법(키박스·직접 대면 등)을 미리 확인하고, 도착 예상 시간을 호스트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세제·샴푸 등 기본 비품도 사전에 확인하면 좋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