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중국의 고이동도 비정질 반도체 기술 혁신을 분석합니다. 실리콘의 한계를 넘는 3D 집적 기술과 이를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 속 투자 인사이트를 확인하세요.
반도체 기술개발은 늘 '한계와의 싸움'이었습니다. 과거에는 회로를 얼마나 더 세밀하게 그릴 수 있느냐는 노광 공정의 해상도 싸움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소재의 물리적 한계와 열적 제약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생존의 열쇠가 되었습니다. 특히 2026년 현재, 우리는 더 이상 '작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데이터 폭증 시대를 감당할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중국 복단대학교와 중국과학원 연구진이 발표한 비정질(Amorphous) 반도체 소재의 기술적 돌파구는 단순한 학술적 성과를 넘어, 반도체 제조 패러다임을 뿌리째 흔들 수 있는 강력한 신호탄으로 읽힙니다.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하며 늘 고민했던 지점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기존 실리콘 공정의 열적 손상 없이 소자를 수직으로 쌓아 올릴 것인가"였습니다. 기존의 결정질 실리콘은 고온 공정이 필수적이기에 다층 구조를 형성할 때 아래층의 회로를 망가뜨리는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고이동도 비정질 소재 기술은 이러한 'Thermal Budget'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그간 비정질 소재의 치명적 약점이었던 낮은 전하 이동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에서 실무자로서 경외감마저 느껴집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이 기술이 왜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우리 투자자들에게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 심도 있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비정질 소재의 혁명적 진화와 기술적 메커니즘 분석
전통적으로 비정질 반도체는 결정질 반도체에 비해 원자 배열이 불규칙하여 전자가 이동할 때 수많은 'Trap'에 걸리게 됩니다. 이로 인해 전자 이동도가 매우 낮아 고성능 연산 장치보다는 주로 디스플레이의 구동 소자 정도로만 활용되어 왔습니다. 제가 FAB 현장에서 보아온 초기 IGZO(Indium Gallium Zinc Oxide) 소자들 역시 투명도와 저전력 특성은 뛰어났지만, 실제 로직 반도체의 성능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중국 연구진이 선보인 고이동도 비정질 산화물 반도체는 기존의 상식을 뒤엎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은 소재의 화학적 조성을 미세하게 조절하여 전자가 흐르는 경로를 최적화함으로써, 결정질 실리콘에 근접하는 전하 이동도를 구현해 냈습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무질서 속의 질서'를 찾아낸 것에 있습니다. 비정질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전자가 이동하는 궤도(Orbital)의 중첩을 극대화하여 저항을 최소화한 것입니다. 이는 마치 복잡한 미로 속에서 고속도로를 찾아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실제 공정 측면에서 보면, 이 소재는 상온에 가까운 낮은 온도에서도 증착이 가능하다는 엄청난 장점을 가집니다. 제가 과거에 진행했던 고집적 프로젝트에서도 상부 레이어 형성을 위한 증착 공정 중 발생하는 열 때문에 하부의 알루미늄이나 구리 배선이 확산되어 불량이 발생하는 사례가 빈번했습니다. 하지만 이 신소재를 활용하면 저온 증착이 가능해지므로 하부 회로에 전혀 무리를 주지 않고도 소자를 층층이 쌓아 올릴 수 있게 됩니다.
"비정질 소재의 고성능화는 단순히 속도의 문제를 넘어, 반도체 구조를 2D에서 완전한 3D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공정적 자유도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입니다."
또한, 이 신소재는 전류 누설 특성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합니다. 현대 반도체 설계에서 가장 큰 골칫거리 중 하나인 '대기 전력 소모' 문제를 비정질 특유의 높은 에너지 장벽을 통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특히 배터리 수명이 중요한 모바일 기기나 초저전력을 요구하는 IoT 센서 분야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습니다. 13년간 수많은 신소재 발표를 지켜봤지만, 이번처럼 이동도, 신뢰성, 공정 호환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중국이 이 기술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선단 노광 장비(EUV) 도입이 제한된 상황에서 소재의 물리적 특성을 통해 성능 격차를 단번에 메우려 하기 때문입니다.
실리콘 한계를 넘는 3D 적층 기술의 실무적 적용 사례
반도체 엔지니어들이 꿈꾸는 궁극의 구조는 'Monolithic 3D(M3D)'입니다. 이는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칩을 별도로 만들어 붙이는 칩렛(Chiplet) 방식이 아니라, 하나의 웨이퍼 위에서 회로를 층층이 쌓아 올리는 방식을 말합니다. 제가 실무에서 겪었던 가장 큰 난제는 바로 이종(Heterogeneous) 소재 간의 결합이었습니다. 실리콘 위에 다시 실리콘을 결정질로 성장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된 고성능 비정질 소재는 'Back-End-Of-Line(BEOL) 트랜지스터'로서 완벽한 대안을 제시합니다. 즉, 연산을 담당하는 메인 회로는 하단에 두고, 메모리나 센서, 혹은 추가적인 로직 층을 상단 배선 층에 직접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실제 제품에 적용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가장 직접적인 혜택은 데이터 전송 거리의 획기적 단축입니다. 현재의 2D 구조에서는 데이터가 이웃한 유닛으로 이동하기 위해 긴 금속 배선을 타고 돌아가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지연 시간(Latency)과 전력 손실이 발생합니다. 하지만 3D 적층 구조에서는 바로 위층으로 수직 연결(Via)이 가능해져 전송 효율이 수십 배 이상 향상됩니다. 제가 참여했던 AI 가속기 칩 설계 당시에도 병목 현상의 70% 이상이 연산 속도가 아닌 데이터 이동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기술이 AI 반도체 성능 향상에 기여할 잠재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또한, 제조 원가 측면에서도 파괴적인 혁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굳이 수천억 원을 호가하는 최첨단 EUV 장비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기존의 8인치 혹은 12인치 구형 공정(Legacy Node) 라인에서 이 소재를 증착하여 층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도 성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정의 미세화(Scaling)에서 적층의 극대화(Stacking)"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지점에서, 중국이 왜 이 비정질 산화물 기술에 막대한 R&D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지 실무적으로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현장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고가의 장비 의존도를 낮추면서도 결과물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런 기술이야말로 가장 '실천적인 기술'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Monolithic 3D 기술은 반도체의 면적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이는 데이터 센터와 엣지 컴퓨팅 기기의 물리적 크기를 혁신적으로 줄이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신뢰성 확보 역시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비정질 소재는 결정질에 비해 외부 충격이나 응력(Stress)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제가 과거 웨어러블 소자 테스트를 진행했을 때, 결정질 실리콘은 미세한 굽힘에도 크랙이 발생하여 소자가 파괴되었지만, 비정질 기반 소자들은 뛰어난 유연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향후 폴더블 기기나 신체 부착형 의료 센서 등 차세대 폼팩터 반도체 시장에서도 이 소재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암시합니다. 단순히 성능 수치만 높은 것이 아니라, 실제 대량 생산 환경에서 적용 가능한 수준의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가장 고무적인 부분입니다.
미중 반도체 전쟁의 게임 체인저가 될 중국의 우회 전략
현재 반도체 시장을 관통하는 가장 큰 키워드는 단연 '공급망의 무기화'입니다. 미국의 강력한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로 인해 중국은 5nm 이하 선단 공정 진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13년 차 실무자인 제가 보는 중국의 대응은 단순히 '복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들은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기술적 우회로'를 개척하고 있으며, 그 핵심 무기가 바로 이번에 발표된 고성능 비정질 소재입니다. 최신 노광 장비가 없어서 가로로 더 세밀하게 그리지 못한다면, 소재 기술을 통해 세로로 더 높이 쌓아 성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는 매우 영리하고도 무서운 접근 방식입니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반도체 자급자족(Self-Reliance)' 프로젝트는 이제 단순히 구형 공정의 양적 팽창을 넘어, 신소재 기반의 질적 도약 단계에 진입했습니다. 특히 복단대학교와 같은 일류 대학과 파운드리 업체들 간의 긴밀한 협력은 연구실의 성과가 실제 양산 라인으로 이어지는 시간을 비약적으로 단축시키고 있습니다. 제가 업계 지인들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미 중국 내 일부 팹(Fab)에서는 이 고이동도 비정질 산화물을 활용한 테스트 칩 제작에 착수했으며, 결과물 또한 기대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서방 국가들이 노광 장비 규제에 집중하는 동안, 중국이 소재 과학이라는 뒷문을 통해 반도체 패권을 위협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대량 생산 시의 균일도(Uniformity) 확보와 장기 사용에 따른 소재의 열화(Degradation) 문제는 비정질 소재가 넘어야 할 마지막 산입니다. 하지만 제가 현장에서 본 중국 엔지니어들의 집요함과 막대한 자본 투입 속도를 고려할 때, 이 문제들 역시 예상보다 빠르게 해결될 가능성이 큽니다. "장비가 없으면 소재로 이긴다"는 중국의 전략은 2026년 반도체 시장의 가장 큰 변수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중국 반도체를 저가형, 보급형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됩니다. 소재 혁신을 통한 3D 적층 기술은 삼성을 비롯한 글로벌 리더들이 점유하고 있는 고성능 칩 시장을 직접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날카로운 칼날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규제가 중국의 노광 기술을 멈췄을지는 모르나, 오히려 그것이 중국으로 하여금 차세대 소재와 3D 적층이라는 더 무서운 길을 개척하게 만든 촉매제가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고이동도 비정질 반도체 기술의 등장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지도를 다시 그리게 만들 것입니다. 기존의 '장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소재 및 구조 중심적 사고'로 전환하지 않는 기업들은 미래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업계 전문가로서 이러한 기술적 변곡점이 올 때마다 거대한 부의 이동이 발생함을 목격해 왔습니다. 지금의 기술적 돌파구가 단순한 논문 한 장의 성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전 세계 반도체 공장을 뒤흔들 실질적인 위협이 될 것인지에 대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날카로운 시선을 유지해야 합니다.
투자 관점에서 본 시사점: 기회와 리스크의 균형
시장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이번 중국의 기술 돌파구는 투자자들에게 양면적인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우선, 반도체 신소재 및 3D 패키징 관련 장비주들에게는 거대한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중국이 노광 공정 대신 적층 공정에 집중함에 따라 증착(CVD/ALD) 장비와 식각 장비, 그리고 수직 연결을 위한 TSV 기술 관련 기업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입니다. 특히 비정질 산화물 증착에 특화된 기술을 가진 국내외 중소형 강소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 리스크 요소도 분명합니다. 중국의 소재 자급화가 가속화될수록 기존 소재 공급망에 의존하던 글로벌 대기업들의 점유율은 하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3D 적층 기술이 표준화될 경우 기존 초미세 공정(2nm 이하)에 막대한 투자를 집행한 기업들의 ROI(투자 대비 수익률)가 기대치에 못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개인적인 투자 견해로는, 단순히 규모가 큰 대형주에 안주하기보다는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섹터의 기술 선도주들을 선별해 장기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입니다. 중국의 기술 굴기를 규제라는 프레임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그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수요와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는 혜안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마치며: 소재의 혁신이 여는 새로운 반도체 시대
지금까지 중국 연구진이 이뤄낸 고성능 비정질 반도체 기술의 실체와 그것이 가져올 파급 효과를 실무적 관점에서 짚어보았습니다. 13년 전 제가 처음 업계에 발을 들였을 때만 해도 비정질 소재가 로직 반도체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하지만 기술은 언제나 우리의 상상을 앞질러 가며, 한계라고 믿었던 벽을 소재의 혁신으로 허물어뜨립니다. 이번 성과는 단순히 중국의 승리가 아니라, 인류 반도체 기술이 한 단계 더 진화했음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이번 소식을 단순한 외신 뉴스로 넘기지 마시고, 소재가 바꾸는 미래 산업의 지형도를 그려보시길 권합니다. 반도체는 우리 삶의 근간이며, 그 근간을 이루는 소재의 변화는 곧 우리 삶의 방식과 투자 지도의 변화로 이어집니다. 변화하는 흐름 위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저 또한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깊이 있는 분석으로 여러분과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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