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의 AI 인프라 확장 전략과 유럽 경쟁력 강화의 의미
프랑스는 최근 인공지능(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국가 전략을 발표하며 유럽 내 AI 생태계 전반에 강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은 유럽이 기술혁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훨씬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으로 AI 인프라 확장, 슈퍼컴퓨터 구축, 데이터 센터 전력 전략, 주권적 AI 기술 구축을 꼽았습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주목을 받는 분야는 바로 프랑스의 초대형 연산 인프라 확충 계획입니다. 프랑스는 이미 국가 전역에 23개의 대규모 AI 개발 사이트를 지정해 운영 중인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덩케르크 지역에 700MW 이상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AI 전용 인프라 부지를 추가로 개방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결정은 유럽의 AI 경쟁력이 미국과 중국에 비해 뒤처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였던 ‘확장 가능한 연산 능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 조치로 평가됩니다.
특히 프랑스는 1엑사플롭 이상의 성능을 지원하는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Alice Recoque”를 배치할 예정입니다. 이는 유럽 최초로 엑사스케일급 연산을 수행하는 시스템으로, 미국의 프런티어(Frontier), 중국의 선대(Sunway)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Alice Recoque”는 프랑스 원자력·대체에너지청(CEA)이 운영하게 되며, AI 연구·산업용 모델 학습·국가 데이터 플랫폼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프랑스가 이처럼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유럽이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빠르고 확장 가능한 연산 인프라가 필수적이며, 지금까지 미국의 빅테크 기업과 중국의 국영 주도형 AI 시스템에 비해 확연히 부족했던 인프라 격차를 당장 줄여야 한다는 판단입니다.
여기에 프랑스가 보유한 ‘저탄소 전력 기반의 원자력 에너지’는 프랑스의 AI 전략을 더욱 독특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AI는 GPU 클러스터, 대형 모델 학습, 데이터 센터 가동 등 막대한 전력을 요구하는데, 프랑스는 탄소 배출이 적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원전을 통해 연산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에너지는 AI 경쟁력”이라고 강조하며, 에너지 안정성이 AI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프랑스는 기술기업을 대상으로 “AI 인프라 전용 원전 전력 공급”을 공식적으로 제안하며 테크 기업 유치 경쟁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프랑스는 이러한 인프라 전략뿐 아니라, AI 기업 생태계 자체를 강화하는 데도 적극적입니다. 대표적인 국산 AI 스타트업인 Mistral AI는 이미 유럽 내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으로, 오픈소스 기반 LLM 공개와 비용 효율적 AI 모델 제공으로 글로벌 기업들에게 경쟁력 있는 대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의료 플랫폼 Doctolib, 보험·헬스테크 기업 Alan 등도 유럽 디지털 생태계를 대표하는 혁신 기업으로 꼽히며, 프랑스는 다양한 산업 기반에서 AI 활용 기업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를 “극도로 활기찬 생태계”라고 언급하며 프랑스가 더 이상 기술 후발주자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프랑스-독일 AI 공동 전략과 유럽의 디지털 주권 강화
프랑스는 유럽의 AI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독일과 함께 전략적 파트너십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양국은 2024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디지털 주권 정상회의에서 공식적으로 AI 공동 전략을 발표했으며, 여기에 Mistral AI, SAP 등 유럽 대표 기술기업이 참여했습니다. 이 파트너십은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유럽 공공 행정 시스템 전반에 ‘주권형 AI 솔루션’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주권형 AI란 미국·중국 AI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유럽이 자체적으로 개발·운영할 수 있는 AI 생태계를 의미하며, 이는 유럽연합(EU)이 최근 3년간 가장 강조해온 디지털 전략의 핵심입니다.
프랑스와 독일의 협력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AI 표준화, 데이터 거버넌스, 모델 투명성 규정 등 미래 AI 규제 방식을 공동으로 설계한다는 점입니다. 유럽은 이미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법(AI Act)을 법제화하며 글로벌 규제 논의의 기준을 제시했는데, 여기에 산업용 AI 기술까지 양국이 공동 개발한다는 점은 유럽형 AI 생태계 확립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이 파트너십은 공공 인프라뿐 아니라 산업용 제조, 물류, 금융,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도입 속도를 크게 높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SAP는 유럽을 대표하는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산업용 AI 솔루션 구축 경험이 풍부합니다. Mistral AI는 오픈소스와 경량 모델 중심의 기술 전략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프랑스와 독일 정부의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유럽 AI 산업은 본격적인 ‘국가 차원의 공동 생태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 협력은 2026년 중반까지 정식 협약이 체결될 예정이며, 그 이후 유럽 전역의 공공 시스템에 AI가 단계적으로 적용될 계획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유럽이 미국·중국 중심의 빅테크 생태계를 상대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지금까지 유럽은 인공지능 연구력은 우수했지만 실제 상용화, 데이터센터 규모, GPU 확보 등에서 뒤처진 것으로 평가되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독일 협력 모델은 ‘유럽 단일 AI 시장’의 기초를 만들고, 유럽 기업들이 자국 내 규제 환경을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유럽 AI 기업 생태계와 2030년 채택 목표
마크롱 대통령은 2030년까지 “모든 주요 기업과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AI를 실질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를 위해 프랑스는 총 300명의 AI 홍보대사(AI Ambassadors)를 산업계에 배치하고, 공공부문에서도 2026년까지 50,000명의 공무원을 AI 기반 행정 시스템에 맞춰 재교육할 계획입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장려 정책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AI 인력을 대량으로 양성해 기업의 도입 장벽을 없애겠다는 전략에 가깝습니다.
유럽의 AI 대표 기업 생태계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흐름으로 구성됩니다.
● Mistral AI – 유럽 AI의 핵심 스타트업으로 급부상 중
● SAP – 제조·공공·금융 분야 산업용 AI 솔루션 주도
● Eviden – 슈퍼컴퓨터 및 HPC 인프라 핵심 사업자
● Doctolib – 유럽 최대 의료 플랫폼, AI 기반 의료 자동화 확장
● Alan – 헬스·보험·데이터 기반 AI 비즈니스 모델 강화
● DeepL – 번역 AI 분야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중
● Stability AI – 생성형 모델 기반 크리에이티브 도구 제공(영국 기반)
이들이 함께 움직이면서 유럽 AI 생태계는 더 이상 각 국가의 개별 시장이 아니라 하나의 ‘유럽 기술 블록’으로 재편되는 단계에 도달했습니다.
유럽은 또한 규제·정책·기술 경쟁력의 균형을 유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독자적 영역을 구축하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혁신 중심, 중국은 국가 주도형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면, 유럽은 ‘규제와 산업 보호’를 함께 강조하는 독특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정보 보호 규제인 GDPR, AI Act가 유럽 기업들에게 기술적 강점을 줄 수 있다는 평가도 늘고 있습니다.
마크롱의 AI 전략은 유럽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있어 단순한 국가 차원의 선언이 아니라, 인프라·기업 생태계·규제·교육·에너지 구조까지 전방위적으로 결합된 종합 산업전략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이러한 흐름은 유럽이 미국·중국 AI 패권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한 ‘필수 전환점’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결론: 프랑스의 전략은 유럽 AI 경쟁력의 전환점이 될까?
프랑스가 추진하는 AI 인프라 확장,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 도입, 독일과의 공동 전략, 기업 생태계 육성 정책은 유럽 전체의 AI 경쟁력 강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원자력 기반 전력 인프라는 AI 컴퓨팅 시대에 유럽이 갖는 독특한 비교우위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유럽의 모든 대기업과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AI를 실질적으로 도입하려는 야심찬 목표는 단순한 선언이 아니라, 이미 빠르게 실행되고 있는 정책입니다. 이런 변화가 유럽 AI 경쟁력의 새로운 전기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 프랑스와 독일이 구축하는 AI 생태계가 글로벌 기술 순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