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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 2유로로 입장한 부자들의 무대

by 리얼트래블 2026.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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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닌날씨의 몬테카를로 전경

람보르기니 옆에 배낭을 내려놓았습니다. 정확히는, 카지노 드 몬테카를로 앞 계단 아래에서 주차장을 바라보며 멈춰 섰습니다. 흰 건물 위로 코트다쥐르의 햇살이 쏟아지고, 슈트 차림의 사람들이 느릿느릿 계단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운동화에 배낭 차림이었고, 카지노 안에는 드레스코드가 있다는 사실을 그 자리에서야 알았습니다.

니스에서 버스를 타고, 2유로에 입국

모나코 가는 방법을 찾으면 대부분 기차나 렌터카 이야기가 먼저 나옵니다. 그런데 저는 니스 버스터미널에서 100번 버스를 탔습니다. 편도 2유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땅값을 자랑하는 나라에 입장하는 데 든 비용이 서울 지하철 기본요금보다 싼 셈이었습니다.

창밖으로 지중해가 펼쳐지다가, 어느 순간 풍경이 확 바뀌었습니다. 야자수 사이로 요트들이 줄 서 있고, 유리와 대리석으로 된 건물들이 절벽 위에 층층이 쌓여 있었습니다. 니스, 에즈, 망통을 차례로 돌았는데 모나코는 분위기가 명확히 달랐습니다. 가난한 여행자가 들어와도 되는 동네인가, 잠깐 눈치가 보이는 그런 곳.

카지노 계단에서 발길을 돌리다

SNS에서 본 모나코 사진들은 대부분 카지노 앞 전경이었습니다. 화려하고 당당하게, 계단 위에서 찍은 셀카들. 막상 가보니 저는 계단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내부 입장 자체가 불가한 건 아니지만, 반바지와 운동화 차림으로는 어림없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장면이 모나코를 가장 선명하게 기억하게 만들었습니다. 들어가지 못한 카지노, 람보르기니와 2미터 거리에서 찍은 사진, 위화감. 그게 모나코의 진짜 얼굴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공짜로 즐기는 몬테카를로, 의외로 할 것이 있습니다

돈 없이 모나코에서 하루를 보내는 방법을 굳이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1. 팔레 뒤 프랭스(대공궁) 앞 광장에서 포르 에르퀼 항구 전망 감상. 입장료 없이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2. F1 모나코 그랑프리 서킷 코스 걷기. 터널 구간, 카시노 코너, 수영장 구간이 그냥 일반 도로입니다. 저는 두 발로 걸으면서 200킬로미터로 달리는 머신을 상상했습니다.
  3. 라 콩다민 시장 근처 동네 빵집 탐방. 관광지 가격이 아닌 동네 가격이 존재하는 몇 안 되는 구역입니다.

점심은 그 빵집에서 산 바게트 샌드위치로 해결했습니다. 3유로 남짓이었고, 요트들이 보이는 항구 난간에 기대어 먹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동네에서 먹은 가장 저렴한 식사가 그날 모나코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순간이었습니다.

허영의 도시에서 느낀 묘한 통쾌함

솔직히 모나코는 살고 싶은 곳이 아니었습니다. 너무 작고, 너무 비싸고, 인간의 허영이 응축된 것 같은 공기가 조금 숨막혔습니다. 프랑스 리비에라를 돌면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면 저는 에즈를 먼저 고를 것 같습니다.

그런데도 모나코를 떠나는 버스 안에서 묘하게 통쾌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2유로짜리 버스표 하나로 입장해서, 아무것도 사지 않고, 어디에도 들어가지 않고도 하루를 충분히 보냈다는 사실. 부자들의 무대를 가장 가난하게 구경한 그 하루가, 의외로 기억에 오래 남았습니다.

다음에 모나코를 다시 간다면, 저는 아마 똑같이 버스를 타고 들어갈 것 같습니다. 달라진다면 이번엔 재킷 하나 챙겨서 카지노 안을 한 번쯤 들어가 보는 것 정도. 그래도 점심은 역시 3유로짜리 샌드위치로 해결할 것입니다. 요트가 보이는 난간 자리는 여전히 무료이고, 거기서 먹는 맛은 어떤 레스토랑도 따라오지 못할 테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Q. 니스에서 모나코까지 버스로 얼마나 걸립니까?

A. 100번 버스로 약 45분~1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편도 2유로이며, 해안 절벽 도로를 따라가는 경치 자체가 여행의 일부입니다.

Q. 카지노 드 몬테카를로 입장이 가능합니까?

A. 슬롯머신 구역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지만 드레스코드가 있습니다. 반바지, 슬리퍼, 스포츠 의류는 입장이 제한됩니다. 여권 지참이 필요합니다.

Q. 모나코에서 저렴하게 식사할 수 있습니까?

A. 관광지 중심부는 비싸지만, 라 콩다민 시장 근처 동네 빵집이나 마트를 이용하면 3~5유로 선에서 식사가 가능합니다.

Q. F1 서킷을 직접 걸어볼 수 있습니까?

A. 가능합니다. 레이스 기간 외에는 일반 도로로 개방되어 있어 누구나 걸을 수 있습니다. 터널 구간과 수영장 구간이 특히 실감납니다.

Q. 모나코는 당일치기 여행이 가능합니까?

A. 충분합니다. 국토가 매우 작아 주요 명소를 걸어서 반나절이면 둘러볼 수 있습니다. 니스나 망통을 베이스캠프로 삼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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