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이 전기 회로 대신 빛으로 텐서 연산을 처리하며 GPU 병목을 해결할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POMMM 기술을 중심으로 AI 속도·전력·인프라 혁신 가능성을 정리해보겠습니다.
1.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의 등장과 원리 — ‘빛의 속도’로 계산하는 시대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은 지금까지 인공지능 성능을 제한해왔던 가장 큰 병목, 즉 GPU 중심 전자식 연산의 전력·속도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새로운 접근입니다. 특히 Aalto University 연구진이 발표한 POMMM(Parallel Optical Matrix-Matrix Multiplication) 기술은 “행렬 곱셈을 단 한 번의 빛 통과로 끝낸다”는 점에서 기존 컴퓨팅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듭니다.
이 기술이 왜 혁신으로 불리는지 이해하려면, 먼저 기존 AI 연산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최신 AI 모델은 대부분 텐서 단위의 대규모 행렬 곱셈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 작업은 수천 개의 GPU를 병렬로 연결해 처리됩니다. 하지만 GPU는 세 가지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 전력 소비 폭증 – 모델 크기가 커질수록 데이터센터의 전력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합니다.
- 메모리 대역폭 병목 – 연산 속도는 GPU 자체 성능보다 “데이터를 옮기는 속도”에 의해 제한됩니다.
- 병렬 확장 비용 증가 – GPU를 더 많이 연결할수록 지연, 발열, 네트워크 병목이 심해지고 비용이 급등합니다.
여기서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은 완전히 다른 물리 법칙을 이용합니다. 전기가 아닌 빛의 간섭(interference)으로 신호를 처리하며, 전자 이동이 아니라 광 경로의 패턴</strong으로 연산을 수행합니다. Aalto 연구팀은 이를 단일 패스 텐서 연산(single-shot tensor computing)이라고 부릅니다.
기존 GPU는 같은 행렬 곱셈을 위해 수많은 곱셈과 덧셈을 순차적으로 반복해야 하지만, POMMM 구조에서는 한 번의 빛 통과로 전체 행렬 곱셈이 병렬로 동시에 완료됩니다. 연구진은 이를 “여러 기계를 거쳐 수많은 소포를 검사하던 세관 시스템 대신, 모든 소포와 기계를 하나로 통합해 단 한 번에 처리하는 방식”에 비유합니다. 그만큼 병렬성이 압도적이라는 뜻입니다.
기존의 광학 컴퓨팅 방식은 여러 번의 빛 반사와 전파가 필요해 구조가 복잡하고 속도도 한계가 있었지만, POMMM은 가간섭(coherent interference)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해 빛이 한 번 지나갈 때 결과가 바로 나오는 시스템을 구현합니다. 덕분에 연산이 단일 패스로 압축되며, 전자식 방식에서 발생하던 반복 연산과 데이터 이동이 크게 줄어듭니다.
이런 구조적 변화는 다음과 같은 장점을 만듭니다.
- 발열이 적고 효율이 높은 극저전력 연산
- 전자 이동이 아닌 빛의 속도에 가까운 초고속 처리
- 메모리와 연산 장치 간 데이터 이동 부담 감소로 병목 완화
- GPU 수천 개를 병렬 구성할 때 발생하는 복잡성과 비용 축소
실제 실험 결과도 눈에 띕니다. POMMM 프로토타입은 이미지 인식용 합성곱 신경망(CNN)을 실행했을 때 94% 이상의 정확도를 기록했고, 손글씨 숫자 분류에서 94.44%, 의류 이미지 인식에서 84%대의 정확도를 달성했습니다. 또한 50×50 행렬 기준으로 평균 절대 오차 0.15 미만, 줄당 20억 회 이상의 연산 효율을 보여주며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의 실질적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정리하자면,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은 단순한 실험실 데모가 아니라 전자식 AI 연산의 구조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전환점에 가깝습니다. AI를 “전기의 속도”가 아니라 “빛의 속도”에 가깝게 끌어올리는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POMMM 기술이 GPU 병목을 해결하는 방식 — 왜 산업계가 주목하는가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지금의 AI 산업이 직면한 현실적인 한계를 그대로 겨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24~2025년 동안 대형 언어모델과 생성형 AI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GPU 중심 구조는 이미 과부하 상태에 가깝습니다.
OpenAI, Anthropic, Google, xAI 같은 기업들은 대규모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 수만 개에 달하는 GPU 클러스터를 운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병목이 발생합니다.
- 모델 규모와 함께 치솟는 전력 비용
- GPU·GPU 간 통신, NVLink·이더넷 구간에서의 지연(latency)
- 연산 속도보다 더 심각한 메모리 대역폭 부족
- 발열과 냉각 설비 한계로 인한 데이터센터 확장 부담
엔비디아 CEO 젠슨 황도 2025년 한 행사에서 “광학 인터커넥트가 네트워킹 스위치에는 가능성이 크지만, 직접 GPU에 붙이는 것은 아직 구리가 몇 배는 더 신뢰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말은 곧, 지금 구조에 분명한 한계가 존재하고 언젠가는 광학 기반 구조로 넘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업계가 인지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POMMM 기반 광학 컴퓨팅이 해결하는 핵심 포인트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1) 메모리 이동 병목 해소
GPU 연산에서 소모되는 시간과 에너지의 상당 부분은 실제 “계산”이 아니라 데이터를 메모리에서 가져오고 다시 되돌려 보내는 과정에 들어갑니다. 반면 광학 시스템에서는 행렬이 광 경로와 간섭 패턴의 형태로 물리적으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데이터를 반복해서 이동시킬 필요가 줄어듭니다. 이것만으로도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은 기존 구조와 근본적으로 다른 효율성을 갖게 됩니다.
2) 연산을 단일 패스로 압축
기존 GPU는 행렬 곱셈 한 번을 위해 수많은 곱셈·덧셈 연산을 순차적으로 반복 수행해야 합니다. 그러나 POMMM은 미리 설계된 광학 구조 안에서 한 번의 빛 통과로 모든 곱셈을 병렬로 처리합니다. 이는 알고리즘 차원의 최적화가 아니라, 하드웨어 물리 구조 차원에서의 압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3) 전력 소비를 수십~수백 배 줄일 잠재력
광학 신호는 전자 흐름보다 발열이 적고, 같은 정보량을 전달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역시 훨씬 적습니다. 데이터센터 전력의 30~40%가 냉각에 쓰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은 전력 사용과 냉각 비용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4) 데이터센터 확장 문제 완화
AI 서버 전력 수요는 향후 전 세계 전력의 10%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이때 같은 수준의 AI 연산을 훨씬 적은 장비와 전력으로 처리할 수 있다면, 추가 데이터센터 건설과 송전 인프라 확충에 들어가는 사회적 비용도 줄어듭니다. POMMM을 포함한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은 이러한 “AI 인프라 폭증 리스크”를 줄이는 열쇠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Ayar Labs, Lightmatter 같은 기업들은 광학 인터커넥트와 포토닉 컴퓨팅 기술을 앞세워 이미 수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고, 엔비디아 역시 실리콘 포토닉스와 관련된 패키징 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은 이제 “대체재 후보”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AI 인프라가 향할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인식되는 흐름입니다.
3. 향후 3~5년 내 상용화 전망 — 광학 기반 AI 칩이 산업을 바꿀 수 있는 이유
Aalto University 연구진은 POMMM 기술이 3~5년 내 주요 AI 플랫폼에 통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합니다. 이 말이 과장처럼 들릴 수 있지만, 현재 산업계 흐름을 보면 오히려 현실적인 숫자에 가깝습니다.
1) 광학 인터커넥트는 이미 데이터센터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일부 기업들은 GPU 간 통신 구간을 구리 케이블에서 광학 인터커넥트로 바꾸는 실험을 진행 중입니다. 이는 완전한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 상용화의 “전 단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 Ayar Labs – GPU·CPU용 광학 I/O 솔루션 상용화 추진
- Lightmatter – 포토닉 AI 가속기와 광학 스위치 시제품 공개
- 대형 클라우드·반도체 기업 – 실리콘 포토닉스 기반 네트워크 장비 연구 강화
즉, “데이터는 여전히 전자로 계산하되, 이동은 빛으로 처리하는” 형태의 하이브리드 구조가 이미 데이터센터에 침투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포토닉 칩이 기존 반도체 공정과 호환된다는 점
POMMM의 또 다른 장점은 “거의 모든 광학 플랫폼에 구현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이는 새로운 공장과 장비를 모두 새로 지어야 하는 기술이 아니라, 기존 CMOS 기반 공정 위에 포토닉 구조를 얹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덕분에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은 TSMC, 삼성전자 같은 기존 파운드리 생태계 안에서 양산될 여지가 큽니다. 이는 상용화 속도를 결정하는 핵심 포인트입니다. 완전히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 반도체 공정 위에 확장하는 쪽이 훨씬 빠르고 비용도 적게 들기 때문입니다.
3) AI 인프라의 전력 위기를 완화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
현재 추세대로라면, 2030년 전후에는 AI 서버 전력 수요가 일부 국가의 전체 전력 소비와 맞먹는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이 상용화되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기대됩니다.
- AI 모델 학습 비용 50~80%까지 절감될 가능성
-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 및 냉각 비용 큰 폭 감소
- GPU 확장 부담 완화 및 설비 투자 축소
- AI 서비스 가격과 접근성의 안정화
장기적으로는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이 “AI 서비스는 전기요금 때문에 못 한다”는 말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국가 에너지 정책, 전력 인프라, ESG 관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변화입니다.
4) “AI at the speed of light”를 현실로 만드는 전환점
현재 POMMM 연구는 50×50 행렬 수준에서 검증되었지만, 광학 간섭 기술 자체의 확장성을 고려하면 이 크기가 점점 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규모 행렬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포토닉 칩이 상용화된다면 다음과 같은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대형 언어모델(LLM)의 추론 속도 대폭 향상
- 모델 학습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의 구조적 감소
- 엣지 AI,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에서 초저지연 AI 구현
- 기존 GPU 대비 에너지 효율이 몇 배 이상 높은 AI 칩 등장
결국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은 단순한 가속기 하나를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AI 인프라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 자체를 재설계하는 흐름에 가깝습니다. AI가 산업과 일상에 깊이 들어가 있는 만큼, 이 변화의 파급력은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 — 광학 컴퓨팅은 ‘GPU 시대 이후’를 준비하는 기술이다
지금의 AI 붐은 GPU가 만들어낸 성공 스토리 위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GPU 중심 구조는 전력·속도·비용·확장성 측면에서 분명한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 특히 POMMM 같은 단일 패스 텐서 연산 구조는 이 한계를 정면으로 겨냥하는 해법입니다.
향후 3~5년 사이에 포토닉 칩과 광학 인터커넥트가 데이터센터와 AI 서버에 본격 도입된다면, 우리가 “AI 인프라”를 떠올릴 때의 기본 그림도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단순히 속도를 조금 높이는 수준이 아니라, AI를 둘러싼 전력 문제·비용 구조·산업 경쟁 구도까지 함께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AI 연산의 기준이 “전기의 속도”에서 “빛의 속도”로 옮겨가는 순간, 기업들의 투자 전략과 국가 차원의 인프라 전략 역시 새롭게 짜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광학 컴퓨팅 기반 AI 연산 기술은 바로 그 변화를 준비하는 핵심 기술이자, GPU 이후 시대를 여는 다음 챕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